화면에 맞춰 안내를 줄일 때 반복되는 주어는 먼저 삭제할 후보가 됩니다. 그러나 같은 말이 반복된다는 이유만으로 지우면 서로 다른 사람의 행동이 한 사람의 일처럼 이어질 수 있습니다. 축약하기 전에 문장 속 행동과 담당자를 짝지어 적고, 수정 후에도 그 관계가 유지되는지 대조하는 방법이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서류를 보내고 담당자가 검토한다는 절차를 서류 제출 후 검토로 줄이면 검토의 주체가 사라집니다. 메뉴 이름으로는 쓸 수 있어도 이용자가 수행할 순서를 알려주는 안내라면 보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만 맞추지 말고 해당 문구가 제목인지 지시문인지 상태 설명인지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판단합니다.
예외 절차가 붙을 때에는 주체를 한 번 더 확인합니다. 기본 절차에서는 운영자가 연락하지만 특정 경우에는 이용자가 다시 연락해야 한다면 같은 문장 안에서 생략하기 어렵습니다. 예외의 대상과 행동 주체를 따로 써야 누가 기다리고 누가 움직여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기본 절차의 주어를 그대로 이어받는 표현이 아닌지 읽어봅니다.
검수자는 수정된 문장만 읽고 각 역할의 할 일을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그 결과가 실제 절차와 다르면 빠진 설명을 복원합니다. 작성자가 옆에서 해설해야 맞게 이해되는 문장은 공개 이후에도 문의를 만들 수 있습니다. 문장을 줄이는 작업은 정보를 골라내는 작업이므로 행동의 방향과 담당자는 남겨야 할 핵심 정보로 다루는 편이 좋습니다.
축약안을 만들기 전에 원문을 역할별로 나누어 적어 보면 삭제하면 안 되는 정보가 보입니다. 이용자가 제출하는 자료와 운영자가 확인하는 자료가 같더라도 행동의 주체는 다릅니다. 문장을 짧게 만드는 과정에서 목적어가 남았다고 절차가 보존된 것은 아닙니다. 각 행동이 누구에게 속하는지 확인하고, 주체가 전환되는 지점에는 이름이나 역할을 다시 표시합니다.
가상의 보완 안내에서는 “담당자 확인 후 재제출”보다 “담당자의 보완 요청을 받으면 신청자가 수정해 다시 제출합니다”가 행동을 더 분명히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요청을 기다리지 않고 수정할 수 있는 절차라면 이 예문은 맞지 않습니다. 교정자는 짧고 자연스러운 표현을 찾기 전에 실제 순서를 확인해야 합니다. 문장을 줄이는 권한이 운영 과정을 바꾸는 권한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버튼과 상태 문구에서는 같은 단어가 서로 다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검토 완료’는 현재 상태를 설명하지만 ‘검토하기’는 누군가의 행동을 요구합니다. 짧게 만들려고 두 표현을 바꾸면 화면을 읽는 사람이 자신의 할 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제목, 버튼, 안내 메시지를 각각 어떤 기능의 문구인지 표시한 뒤 축약 여부를 판단하면 뜻의 변화가 드러납니다.
글자 수 제한이 있는 곳에서는 모든 정보를 그 안에 넣기보다 핵심 행동을 남기고 가까운 도움말에 조건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가 행동해야 하는지까지 도움말로 밀어 두면 버튼만 보는 사람에게 혼란이 생깁니다. 주체 전환이나 요청과 확정의 구분처럼 행동을 바꾸는 정보는 눈에 보이는 문구에 유지하고 부가 설명을 나눕니다.
완성된 축약안은 앞뒤 문장을 가린 상태에서도 읽어 봅니다. 단독 알림으로 사용되는 경우에만 필요한 검수지만, 실제 노출 위치와 같은 조건에서 확인해야 빠진 주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